1. 독서토론회
3월에 이어 4~5월에도 ‘성소수자’를 주제로 「3×FTM 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와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를 읽고 자체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우리에게 독서토론회는 다양한 소수자들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회를 그려보며,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6월에는 ‘여성주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흑설공주 이야기」를 읽고 이 책의 번역가이신 ‘박혜란 선생님’을 모시고 책에 실린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번역의 뒷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시간들을 통해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해 가는 사또들을 보며 세상의 다양한 시각이 존중받을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7월에는 ‘문화이야기’라는 주제로, 와인전문가 ‘박여라 선생님’의 한옥집을 방문하여 와인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 속 예쁜 한옥집에서 모두가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독서토론회가 기다려지네요~
‘독서평’ 잠깐 보기
「3×FTM 세 성전환 남성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살아오면서 나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이들이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그동안 나는 무얼 입을까?, 먹을까? 등 순간의 고민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 그래서 아직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들은 자신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항상 진짜 남자가 되고 싶어했고, 그렇게 되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사이버또래상담원 ○○○
「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를 읽고..
동성애인권운동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에이즈 관련해서는 거의 아는게 없다. 예전에 윤 가브리엘분이 나온 다큐를 봤는데 나도 여전히 편견이 있다고 느꼈다. 잘생기지 않는 중년 게이에 대한 낯설음이 있었다. 다큐를 다 보고 나서는 그 낯설음이 없어지긴 했지만 내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 좀 충격적이었다. 이는 성매매피해 여성들에게도 똑같은 것 같다. 나도 성매매를 경험했지만 나와 다른 형태의 성매매를 경험한 사람한테 낯설음을 느낄 수 있다. 낯설음을 차별로 나타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사이버또래상담원 ◎◎◎
「흑설공주 이야기: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한 동화」를 읽고..
이 책에서 제일 감명 깊었던 이야기는 <미녀와 야수>를 바꾼 <못난이와 야수>같다. 남녀 모두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에 너무 아름다운 내용이었다고 생각했다. 요즘 세상에선 이쁘지 않거나 뚱뚱하면 무시 당하는 여자가 많다. 그런 점에서 내맘에 쏘옥 들었던 이야기였고 자기 자신의 못생긴 얼굴을 부끄럼없이 행복하게 사는 못난이가 너무 멋져 보였다. 이 세상에 있는 남자들의 눈이 낮아져서 나에게도 이런 행복이 찾아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교훈도 얻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벌거 벗은 여왕님>을 읽고 나서 나의 과거가 생각났다.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 비단옷이 보인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결국은 다들 들통나고 말았다. 나도 예전에는 나의 잘못을 숨기려 많은 거짓말을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언젠간 들통나게 되었다. 지금은 그런 태도를 고쳐 다행이고 앞으로도 양심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이버또래상담원 ◇◇◇
2. 외부토론회
<여성가출청소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발표회>
6월 5일(수), 사이버또래상담실의 모든 실무자들은 우리 기관의 숙제 중 하나인 여성가출청소년 인권상황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주최한 ‘여성가출청소년 인권상황 현장조사 발표 및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김은실 교수(이화여대 여성학과)와 이은심 전문연구원(중앙대 인권센터) 등을 비롯한 전문가 및 관련자들의 발제와 토론을 들으며 10대들의 위치에서 ‘집’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우리 사또들도 10대의 위치에서 바라본 여성가출청소년 인권상황에 대한 연구를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성매매방지법 전면 개정을 위한 공청회&현장단체 워크샵>
6월 14일(금), 성매매방지법 9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과 변화’라는 제목으로 성매매방지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성착취 반대 및 성매매비범죄화 공동추진위원회(이하 비범추위)의 주도로 성매매방지법 전면개정을 위한 작업에 함께 했던 사이버또래상담실은 9명의 실무자가 모두 참석해서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하고 들었습니다. 이 날 공청회에서는 정미례(비범추위 집행위원장), 이소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의 발제와 법무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소속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예상보다 많은 단체와 개인이 참여하여 의견을 공유하였습니다. 시간으의 부족으로 못다 나눈 이야기들은 7월 16일(화) 현장단체 워크샵으로 이어졌습니다. 주요한 쟁점은 성매수자/알선자 등의 처벌을 강화하면서 대상이 되는 여성들을 비범죄화는 것으로, 앞으로도 적지 않은 논쟁이 예견됩니다. 하지만 반성매매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기에 사이버또래상담실은 앞으로도 꾸준한 행보를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필리핀 아동성착취 근절을 위한 연대회의&실태조사 보고회 및 기자 간담회>
필리핀 아동성착취를 통해 태어난 코피노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하지만 별다른 사회적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문제 삼아, 사이버또래상담실과 탁틴내일, 국제아동인권센터, 유엔인권정책센터, 입양인의원가족모임 민들레 등을 주축으로 6월 12일(수) 첫 번째 연대회의를 탁틴내일에서 가졌습니다. 이번 연대회의에서는 코피노 문제가 명백한 아동성착취임에 동의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여론 활동과 이슈파이팅을 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6월 17일(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ECPAT(국제아동성착취반대단체)의 한국지부를 맡고 있는 탁틴내일이 시행한 필리핀 현지 실태조사 결과발표를 통해 한국 남성들이 관광과 유학, 업무차 머문 필리핀에서 자행한 성매매, 특히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실태들이 밀도 있게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ECPAT International의 ‘아미한 전 대표’가 참석하여 필리핀 아동청소년들의 성착취 피해상황을 직접 증언하기도 하여 우리의 무감각한 인권의식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사이버또래상담실에서는 김민영 사무국장이 참석하여 국제 성착취 근절에 대한 우리 기관의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국제 성착취 근절과 관련하여 타기관과의 연대활동을 지속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움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착취 인신매매 근절방안 모색’>
7월 3일(수),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013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의 성착취 인신매매 근절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하루를 가득 채워 진행되었는데요, 사이버또래상담실 실무자 모두가 참석하여 열심히 동아시아 지역의 성착취 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동아시아 몇 개 국가 대표들의 발표와 국제기구 활동가들의 생생한 활동담을 들으며 우리와 같은 고민의 지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국가별 차이를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성착취와 관련하여 한국이라는 무대에 국한하여 고민할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로 그 시야를 넓혀 사회적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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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지난 7월 3일(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주관한 「2013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엄」 참관기입니다.
조진경 대표(서울위기교육센터, 사이버또래상담실)
지난 7월 3일(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주관한 「2013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엄: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착취 인신매매 근절방안 모색」에 다녀왔다.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이 상당히 큰 공간임에도 그 큰 방이 사람들로 꽉 채워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통역기며 자료집이며 개인 가방 같은 소소하고 꼼꼼한 준비들에서부터 무대, 초청 인사에 이르기까지 주최측이 무척 공들여 이 행사를 준비한 것 같았다. 이어진 개회사와 환영사 등의 연사들로 볼 때도 이 행사에 대한 한국사회 전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관심을 잘 읽을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개회, 환영사가 끝난 후 바로 사진촬영을 하겠다며 성매매방지 단체의 대표자들을 나오게 하여 사진을 찍는 등, 본 행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행사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을 모두 구경꾼으로 만들어 버린 진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바람직하진 못했단 생각이다. 중요한 인사들이 행사 내내 자리를 지킬 수 없음과 그에 대한 배려, 그분들의 참석을 기념하고 싶은 주최측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졸지에 덜 중요한 사람이 돼 버리고 들러리를 서게 된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과거에도 개회사나 축사를 위해 오셨던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본행사 시작전에 기념사진을 찍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디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착취 인신매매 근절방안 모색’이다. 나는 이번 국제 심포지엄 주제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차지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위상과 책임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고 나름대로 체계를 잡아가고 있으며, 이를 국제 사회의 한 모델로 가시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심포지엄은 필리핀 미리암 대학교 오로라 자바테 드 디오스 교수가 기조발제를 하였고, 이후 캄보디아 여성부 차관보인 호 말린이 캄보디아 정부의 반인신매매 정책에 대해 소개하였다. 유엔 산하기구(UNIAP)에서 연구사업을 담당하는 세바스찬 볼은 인신매매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메콩강 유역의 현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당 지역 6개국의 협력에 대해 소개했으며, 남성과 아동을 포함한 노동착취의 문제 역시 중요한 인신매매임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세바스찬 볼의 인신매매에 대한 광범위한 시각이 여전히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으며 거대한 규모로 존재하는 성착취 인신매매 문제를 희석시켜 버리는 위험이 있지 않은가를 질문한 지역단체 대표의 집요한 질문은 사회자 변화순의 농담과 함께 많은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세바스찬 볼이 한국에서 식은 땀을 엄청 흘렸겠구나 하는 약간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고 메콩강 유역에서 엄청나게 발생하는 노동착취 목적의 인신매매를 직시해온 당사자로서의 문제의식이 굉장히 중요하고 인신매매 범위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언제나 주변적 위치로 전락되고 마는 젠더문제의 현실에서 이 문제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단체대표의 문제의식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피해자 지원과 성착취 인신매매 예방을 위한 각 지역 민간단체의 사례발표에서는 필리핀 CATW-AP의 진엔리케즈 대표, 태국 뉴라이프센터 재단의 완디추엔추프라이, 한국 두레방의 유영님 원장이 발표자로 나서 각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착취 인신매매 예방과 근절을 위한 우수사례를 나누었다.
2001년 기지촌에 유입된 필리핀 여성들 문제로 처음 한국에 초청했을 때부터 함께 연대해 왔던 필리핀의 진엔리케즈 대표의 그간의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점점 발전하고 있는 여러 실천들을 들으면서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성매매 문제에 대한 아시아 지역의 표준모델 개발이라는 이슈로 어떤 공동대응이 있을 수 있겠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존재하는 국가간 테이블에 이 이슈를 제안해볼 수 있겠다는 진엔리케즈 CATW-AP 대표의 발언은 한국의 성매매방지법 제정과 시행, 이후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실험들과 성과들을 국제 사회의 한 모델로 가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캄보디아나 태국과 같은 소위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가 횡행하고 있다고 알려진 국가들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정부나 민간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활동에 대해 듣게 된 것은 이번 심포지엄으로부터 얻은 큰 성과이다. 그러나 그들 나라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간단한 소개정도로 그친 것은 매우 아쉬웠으며, 특히 태국의 경우, 태국에서도 소외되고 배제되어 있는 원주민 부족에 대한 성착취 인신매매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려는 노고에 고개가 숙여지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기도 했지만, 태국 중심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성매매에 대한 실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욕구에 대해서는 일단 이번 심포지엄이 상당히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번 국제회의는 한 국가를 정해 다양한 방식과 인적구성으로 깊이있게 국가간 상호 협력방안이나 공동 대응을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영님 두레방 원장의 발제를 들으며 개별 단체로서 아시아 여러 국가들을 상대로 한 앞선 실천에 놀랍고 자랑스러웠지만, 이 주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미 실천하고 있는 민간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동아시아의 책임적 국가로서 국제적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을 깨닫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성매매나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문제는 일국가 단위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심포지엄과 같은 국제 회의가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되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국제 심포지엄은 좀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연대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되고 준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