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음란 단톡방 前 운영자, 제보자)
잊을 만하면 터지는 게 불법 음란물 유통 사건들인데요. 음란물 사이트에서 유통되던 게 웹하드를 통한 유통으로 넘어가고 그다음에는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유통이 되더니 이제는 텔레그램을 통해서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답니다.
특히 이 텔레그램에서는 단순히 공유하고 유통하는 걸 넘어서 심각한 범죄들이 조장되고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데 그 실태를 직접 듣기 위해서 한 증언자를 저희가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이분의 협조로 지금 경찰 수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데요. 우선 인사를 나눠보죠. 어서 오십시오.
◆ 제보자> 반갑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텔레그램상의 음란물 유통에 대한 적극적인 증언자인 동시에 우리 A씨 본인도 경찰 조사를 지금 받고 있는 처지시죠.
◆ 제보자> 네,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스스로 죄를 자백하는 단계를 넘어서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데 협조하고 계시다고 제가 들었어요.
◇ 김현정> 게다가 방송 출연까지. 어떻게 결심하셨습니까?
◆ 제보자> 우선 저 하나 잡힌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서 이 경각심을 알려야겠다 싶어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디지털 성범죄와는 달리 가해자들의 수법도 악랄하고 피해자들의 피해 규모도 막심하기 때문에 수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A씨는 그냥 회원 정도가 아니라 직접 그 방을 운영하셨던 거예요?
◆ 제보자> 저도 운영한 사실이 있긴 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어떻게 그런 단톡방을 알고 가셨어요?
◆ 제보자> 저는 한 커뮤니티에서 댓글에 초대 링크가 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가 보게 되었고 그 후 여러 링크를 접하고 일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일단 한번 그 비밀스러운 단톡방에 초대받으면 거기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번에는 저 방으로 오세요, 이 방으로 오세요. 홍보가 뜨는군요?
◆ 제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거 보고 또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처음에 갔던 그 방은 무슨 방이었습니까?
◆ 제보자> '야OOO' 라고 불리는 방이었는데 그곳에서는 음란물을 공유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음란물이 있는 초대 링크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굉장히 특징적인 것이 이 텔레그램 단톡방, 음란물 유통 단톡방들은 방마다 테마가 있다면서요?
◆ 제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식이에요?
◆ 제보자> 우선 첫 번째로 지인 능욕이라고 하는, 주변 여학생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얼굴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하기도 하고 또는 성희롱하는 글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지인 능욕이라고 하면 내 가족 혹은 동창을?
◆ 제보자> 가족, 동창이 될 수도 있고요.
◇ 김현정> 이런 사람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시켜서 그걸 올려요?
◆ 제보자> 네. SNS에 있는 사진을 따서 그걸 음란물과 합성하고 성희롱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 방도 보셨고. 또 어떤 걸 목격하셨어요?
◆ 제보자> 그리고 리벤지 포르노를, 범죄 수준을 넘어서 자랑스럽다는 것 마냥 공유하고 유포하고 이걸 돈을 주고 거래하기도 하고.
◇ 김현정> 전 애인과 찍은 성관계 장면 이런 것들을?
◆ 제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 제보자> 그리고 아동 성착취물이 널리 공유되기도 하고.
◇ 김현정> 아동이요? 어린이들이요?
◆ 제보자> 아동 청소년 10대들이요.
◇ 김현정> 그런 방도 보셨어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모여라 해서 비밀스럽게 모인 그 단톡방. 비밀스럽다고 하면 아무리 단톡방이라고 해도 그렇게 많이 모일 것 같지 않은데 몇 명까지 모인 방을 목격하셨습니까?
◆ 제보자>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방은 2만 2000명이 넘게 모여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텔레그램 1개 방에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1개 방에 2만 2000명까지 모인 걸 보셨다고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세상에. 그래서 우리 A씨는 처음에 들어가서 그렇게 하다가 이거 아니다 싶어서 일단 신고를 하셨다고 제가 들었어요.
◆ 제보자> 네, 저도 처음에는 충격을 받고 신고를 한 바가 있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라는 무심한 답이 들려와서.
◇ 김현정> 잠깐만요. 처음에는 어디 경찰서 찾아가셨어요? 어디다 신고를 하셨는데요?
◆ 제보자> 112에 문자 신고를 했었습니다. 스크린샷 캡처를 같이 해서요.
◇ 김현정> 신고를 했는데 답이 왔는데 뭐라고 왔다고요?
◆ 제보자>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세요.’ 이런 답장이 왔습니다.
◇ 김현정> 112 말고 그러면 사이버 수사대 링크라도 걸어줬습니까? 아니면 전화번호라도 거기 찍혀 있던가요?
◆ 제보자> 그런 건 딱히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김현정> 그럼 뭐 알아서 찾아가서 신고를 하라는 건가요? 그래서 상당히 무심하게 느꼈졌다?
◆ 제보자> 네.
◇ 김현정> 그래서 사이버 수사대를 찾아간 것이 아니라 내가 운영해 볼까. 어떻게 해서 운영을 하게 된 건가요?
◇ 김현정> 물론 컴퓨터에다 사이버 수사대 쳐가지고 적극적으로 찾아들어갈 수도 있죠. 그거 뭐 어려운 일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런데 112에 용기를 내서 신고를 했는데 그건 어떤 식으로든 전화를 한다든지 적극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사이버 수사대로 가세요. 우리 거 아니에요, 관할 아니에요라는 식으로 갔을 때는 적극적으로 수사할 생각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는 아니겠지만 본인이 채팅방을 개설하는 단계에 가버렸다. 직접 운영을 해 보시니까 정말 어떤 식으로 사람들이 모이던가요?
◆ 제보자> 우선 방을 열기만 하면 거의 3000명을 확보하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고 한 5분이면 수백 명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그렇게까지 빨리 사람들이 모이죠?
◆ 제보자> 우선 텔레그램 안에서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그 사람들이 또 다른 SNS나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 등에 뿌리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 김현정> 거기 안에서 서로 자기들의 것들을 공유해요? 나는 이런 거 가지고 있다, 나는 이런 거 가지고 있다?
◆ 제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자료가 어느 정도까지 모이던가요?
◆ 제보자> 우선 제가 운영하던 방은 2만여 명이 있던 방에 비해서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료가 4만 9000개 정도에 이를 정도로 많았습니다.
◇ 김현정> 제가 방송 전에 좀 사전 취재에서 듣기로는, 사실 이게 적발이 굉장히 어려운데 A씨의 방이 적발된 이유는 바로바로 폭파를 하고 다른 방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 4만 9000개, 그러니까 (자료 양이) 워낙 양이 많다 보니까 이걸 버리고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서 적발이 됐다고…
◆ 제보자> 그런 것도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4만 9000여 개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렇게 운영을 하고 신경을 쓰고 이러려면 이게 뭔가 돈이 되어야지 움직일 것 같은데. 그저 그냥 공유만 하자고 만든 목적으로 만든 거 아닐 거예요. 어떻게 돈이 됩니까?
◆ 제보자> 우선 각자 방마다 콘셉트가 있는데 그 콘셉트를 상품화해서 문화상품권, 가상 화폐 등으로 수익화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아니 현금으로 주고받는 게 아니라. 잠깐만요. 조금만 정리하자면, 처음에는 서로 나 이런 거 있어, 너 이런 거 있어 공유만 하다가.
◆ 제보자> 이제 시장으로.
◇ 김현정> 더 약간 수위가 높은 것들은 돈을 주고 거래를 해요?
◆ 제보자>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 돈이 계좌로 돈 부치는 게 아니라 문화상품권, 사이버 머니 이런 걸로?
◆ 제보자> 네.
◇ 김현정> 왜요? 왜 그런 걸로 거래합니까?
◆ 제보자> 그들에게는 그것이 추적이 어렵단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아, 계좌는 노출이 되니까. 문화상품권은 거기 코드 번호 같은 걸 넘겨주는 방식으로. 그럼 온라인에서 쇼핑할 수 있으니까요.
◆ 제보자> 네. 그리고 가상 화폐도 많이 이루어지고요.
◇ 김현정> 수익 방법 다른 것도 있습니까?
◆ 제보자> 혹은 지인을 합성해 주면 문화상품권을 주겠다. 이런 것도 있고 혹은 다른 누군가의 촬영 혹은 예를 들어 전 여친에 대한 리벤지포르노. 이런 것들이 수익 구조를 이뤄서 판매되기도 하고 합니다.
◇ 김현정>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다면서요?
◆ 제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입장료. 그러니까 방 입장 자체로 수익을 얻는 입장료를 얼마나 주고받던가요?
◆ 제보자> 최대 많이 나온 방은 150만 원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 김현정> 입장만 하는데 150만 원이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이건 많이 받는 곳이고 보통들은 얼마나 받습니까.
◆ 제보자> 보통들은 2만 원에서 많은 경우 5만 원 정도. 그 정도로 거래되곤 합니다.
◇ 김현정> 아니, 이게 분명히 범죄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그 많은 사람들은 이게 범죄인지 모르고 그냥 오는 거예요, 거기에?
◆ 제보자> 네.
◇ 김현정> 경각심이 부족한 거군요?
◆ 제보자> 네. 경각심을 알려야 되겠다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방들이 지금 굉장히 많다는 건데. 왜 이렇게 적발이 쉽지가 않은가, 왜 뿌리를 못 뽑는 거죠?
◇ 김현정> 국제 공조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거기 서버에 가서 뭔가 자료를 가져올 수가 없는 거군요.
◆ 제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적발도 쉽지 않고 적극적으로 지금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있어요. 지금은 이제 좀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요. 우리 A씨도 적극적으로 제보를 하고 경찰도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과거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는 말씀이고. 그러는 사이에 굉장히 크게 번져갔다는 말씀이고.
◆ 제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래를 주고받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마는 더한 범죄가 이루어지는 것도 봤다. 어떤 겁니까?
◆ 제보자> 텔레그램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N번 방’과 ‘박사’라고 불리는 사건인데 우선 N번 방이라는 사건은 한 남성이 일탈하는 청소년을 경찰관이라고 사칭한 다음 음란물을 제작하도록 협박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돈을 받고 판매하는 잔인한 범죄 사건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왜 N번 방이에요? 왜요?
◆ 제보자> 1번 방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영상이 나온다면 그다음 방이 2번 방 돈을 받고 팔고 또 3번 방에 대해서도 돈을 받고 팔고. 그래서 N번 방입니다.
◇ 김현정> B양, C양 다 아동이에요. 아동 청소년이에요?
◆ 제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경찰관을 사칭해서 음란물 찍은 다음에 1번 방에다가는 A양, 2번 방 B양, 3번 방 C양. 그래서 ‘N번 방 사건’이군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이건 완전히 엄청난 성범죄인 건데. 그 사건이 있었고. 또 하나는요?
◆ 제보자> 그리고 ‘박사’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인물은 고액 알바를 미끼로 여성들을 협박한 뒤 여성들에게 음란물을 제작하도록 협박을 하고 그리고 여성들의 신상을 채집하고 이걸 유포하고 집 주소까지.
◇ 김현정> 신상 털어서?
◆ 제보자> 주민번호까지 낱낱이 공개해버리고. 심지어는 그의 말에 따르면 폭행 그리고 마약 거래까지 일삼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 이 스튜디오에 나와 계시는 이 A씨는 지금 운영하고 있거나 그런 거 전혀 아니고요. 이건 누군가 내밀하게 아는 사람이 입을 열지 않는 한 경찰이 적발하기가 아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거기 때문에 이분의 도움이 굉장히 필요한 상황인데 적극 협조를 하고 있고 방송을 통해서 이걸 세상에 더 알려야겠다. 이것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오신 분이라는 거 다시 한 번 좀 말씀을 드리고요.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제보자> 지금 이 텔레그램 관련해서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내용입니까?
◆ 제보자> 거기서는 이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뿐만 아니라 방금 말씀드렸던 N번 방, 박사에 대한 처벌과 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청원이 올라가 있습니다. 지금 참여인원이 얼마 안 되지만 많은 청취자분들께서 경각심을 가져주시고 함께해 주신다면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국제 수사까지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N번 방 사건의 범인, 국제 공조 수사까지 나서서 꼭 잡아주십시오. 이런 거군요.
◆ 제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치고 들어가야 돼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가서 검색을 하려면?
◆ 제보자> 텔레그램이라고만 치셔도 가장 위에 나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 당부할 것은 회원으로 그냥 들어가서 보기만 해도 이거는 범죄라는.
◆ 제보자> 범죄죠.
◇ 김현정> 범죄입니다. 꼭 그 방을 열어서 개설해서 운영하는 운영자만이 범죄가 아니라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된다는 거 당부드리면서 오늘 용기 내서 나와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좀 증언자로서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 제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