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운영위원, 법률지원단이기도 하지만, 피고인을 변호하는 국선전담변호사로 2012. 3.부터 4년째 일을 하고 있다. 내게 맡겨진 성폭력 가해자인 피고인을 지원하여 법정에 출석할 때, 성폭력피해자 국선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할 경우는 나의 긴장감은 더해진다. 공판검사는 공익의 대변인으로 또한 피해자의 대변인으로 자처하지만, 성폭력피해자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의지가 없는 한 수많은 사건에 치여 성폭력피해자 역시 한 사건의 피해자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폭력피해자의 입장에서 진지한 변호를 하는 성폭력피해자 국선변호사가 있어, 사건의 실체진실발견을 위해서나 성폭력피해자보호 역시 그 깊이가 더해진다. 특히 전문성을 가지고 성심성의를 다하는 성폭력피해자전담변호사를 보면 나의 마음은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나는 사실 성폭력피해자국선변호사, 성폭력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라고 칭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비애가 느껴진다.
현행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 약칭: 성매매처벌법 )’에서 조차 성매매피해자에 대한 국선변호사제도가 도입되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더 큰 비애는 현행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에서 국선변호사제도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또는 예산상의 이유로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에 대해서 국선변호사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 제 30조(피해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변호사선임의 특례)①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에 관하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제2항부터 제6항까지를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27조(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법정대리인(이하 "피해자등"이라 한다)은 형사절차상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방어하고 법률적 조력을 보장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피해자등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조사 도중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및 공판절차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절차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증거보전 후 관계 서류나 증거물, 소송계속 중의 관계 서류나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등의 대리가 허용될 수 있는 모든 소송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에서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피해자’라고 대상은 명시하고 있어, 성폭력피해아동·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에 대해서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⑥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을 준용하고 있어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에 대해서 국선변호사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성범죄의 피해자’라는 규정을 성폭력피해자로만 잘못 해석하거나, 또는 대상에 대해서 해석을 제대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예산상의 문제로 성매매아동·청소년에 대해서는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나는 법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잘못된 자의적인 해석으로 또는 예산상의 문제로 권리보호의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리고 덧붙이고 싶은 말은 현행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 약칭: 청소년성보호법 )’ 제7호에서는 ‘"대상아동·청소년"(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의 상대방이 된 아동청소년)이란 규정을 두어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과 달리 피해자로 보지 않는다. 대상아동청소년과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의 차이가 없음을 보아 대상아동청소년 규정의 삭제 역시 반드시 되어져야 한다. 대상청소년규정 삭제전일지라도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뿐만 아니라, 대상아동청소년에 대해서도 국선변호사제도가 정착되어져야 한다.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입을 닫는 순간 대상아동청소년으로 되어 버리고, 피의자의 신분으로 나아가 보호처분까지 받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나는 진정 국선변호사의 따뜻한 손길이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 뿐만 아니라 대상아동청소년에게도 닿을 수 있도록 성매매피해아동청소년과 대상아동청소년에 대한 국선변호사제도의 정착을 꿈꾼다. 내가 꾸는 꿈을 내 글을 읽는 사람들도 함께 꿈꾸어 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