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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25호)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의 2년
    등록일2021.04.29
    조회수447
  • 사이버또래상담원 김해온


    안녕하세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사이버또래상담팀에 속하여 제 10기 사이버또래상담원으로서 약 2년간 근무하고 있는 김해온이라고 합니다. 2019년 4월, 제 10기 사이버또래상담원 1차 양성교육에 참여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처음에 사이버또래상담원에 합격하여 사무실에서 근무를 시작 했을 때, 모니터로 처음 들여다 본 세상은 혹독했습니다. 성매수 가해자들이 아무런 경각심도 죄책감도 없이 채팅앱, SNS, 인터넷 개인방송 등에서 아동청소년들을 그루밍하고 성착취로 유인을 하는 그 작태에 토악질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제가 알고 있던 세상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회피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고 무기력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자신이 그렇게 약해지는 순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성매수 가해자들은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색할 정도로 활개를 치고 있었고, 위험에 매순간 노출되어 있는 아동·청소년들에게는 저희 센터가 하나의 동아줄과 같았습니다. 제가 약해져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센터에서 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이버또래상담원으로서 사이버 환경 안에서 또래의 언어를 사용하여 아동·청소년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고, 피해 정황을 빠르게 파악하여 본 센터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거나 자원을 연계하는 역할, 그리고 언제나 사명감을 갖고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라는 마음을 갖는 자세.

    이 두 가지를 놓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며 센터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 한 결과 아청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어 대상 아동·청소년 규정이 삭제되는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저릿해질 정도로 벅차오르는 순간입니다.

    처음에 개정 전 아청법 아래에서 활동을 할 때, 저는 그 개정 전 아청법이 거대한 산과 같았습니다. 꿈쩍도 하지 않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피해 아동·청소년이 피해 경험으로 인해 자신을 질책하고 자살을 고민하던 때에 성매수자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거리를 거닐고 당당하게 피해자를 협박할 수 있었던 현실을 열심히 지탱해주고 힘을 보태주던 그 개정 전 아청법이 미웠습니다. 

    그러나 아청법이 개정됨으로써 그 산은 결국 무너졌고, 해는 결국 다시 떠올랐으며, 새로운 세상은 결국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순간이 그저 온 것이 아닌 저희 센터의 땀방울과 여러 눈물과 한탄의 순간, 성착취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들이 저희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꺼내준 그 용기, 무기력해지는 순간에서마저 현실을 바꾸기 위해 다시 일어난 활동가 선생님들의 열정, 그리고 저희 센터와 같은 여러 아동·청소년 기관과 시민사회의 노력이 모두 모여지고 모여져서 만들어진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변화의 지점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회피하고 싶지도 무기력하지도 않습니다. 거대한 산을 무너뜨린 것처럼, 저희 센터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변화는 일어날 것이고 목표하는 세상 역시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함께 싸워나갈 힘이 양손 가득 남아있습니다.

    제 12기 양성교육이 진행될 무렵인 현재 시점에서, 저는 재작년 양성교육에 참여했을 적의 저를 돌아봅니다. 수많은 위기상황을 겪고, 채팅앱에서 빠져나오지도 못 한 채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던 그때. 그랬던 제가 저희 센터를 만나, 지금 이렇게 건강한 정신으로 수많은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사이버또래상담원으로서 활동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센터에서의 2년 동안의 활동 경험이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몇 년이 되었든 약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열심히 싸워나가겠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해주신 저희 십대여성인권센터의 대표님과 국장님, 많은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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