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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25호) <십대 여성은 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0년 가을호 「젠더리뷰」 조진경대표님 기고문
    등록일2021.04.29
    조회수560
  • 대여성들은 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가?



    필자는 이 글에서 십대여성들이 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우선 십대여성들이 겪었던 디지털 성범죄의 형태와 유입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그 다음으로는 십대여성들을 유인하는 각종 디지털 매체의 종류와 성범죄 유인 정황이 보이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에 대한 신고현황과 처리 결과,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디지털 매체 안에서의 성착취 영상 판매에 대해 알렸다. 많은 독자들은 이러한 필자의 자료배치를 보면서 벌써 필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대해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 필자가 현장에서 본 것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세상을 살고 있는 십대여성들이 그 세대에 맞는 성장과정을 겪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 이유이다. 십대여성들은 본인들에게 주어진 디지털 세계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체험하고 있다. 현재 그들이 디지털 기술을 배우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배제될 것이다. 공부를 잘해야 미래가 좋게 보장된다는 아직 경험해보지도 못한 미래를 위해 저당잡힌 답답한 현재를 살아내기 위해 숨도 쉴수 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정해진 일정을 살아가지만, 그들은 알고 싶고 겪고 싶은 호기심을 참을 수 없다. 눈도 맞추지 않고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부모님들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친밀감과 소통을 그들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얻고 싶어한다. 어쩌면 모두 경쟁자일 뿐인 현실에 존재하는 친구들보다 이해관계로 전혀 엮여 있지 않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는 친절한 누군가를 친구로 사귀고 싶다. 현실에선 찌질한 루저같을 뿐이지만, 익명으로 아무나 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그들은 누구도 무엇도 될 수 있으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몸의 변화를 보면서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욕구, 이것이 그렇게 나쁜 행위라는 것인가? 매일매일 섭취하는 수많은 정보들은 성공한 여성배우나 여성 모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몸을 가졌는지 여성들에게 그 몸의 중요성이 얼마나 강조되고 있는지. 무언가 기성세대에게는 용납되어질 수 없을 것 같은 파격적인 행동은 결국 성범죄의 표적이 될 뿐이었다.
    그렇다면 십대여성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론은 생각하지 말고, 느끼려하지 말고, 사이버 상에서 소통하지 말고, 너무 일찍 사랑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디지털 매체는 위험하니 접근하지 말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계들은 사용시기를 최대로 늦추는 것이 좋고, 친구도 가정형편이 좋은 아이로 사귀게 하고 성인이 되어 새로운 보호자가 생길 때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부모가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오늘 현재 한국사회에서 십대여성들을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세상을 떠나서 살라는 말이고, 탈시대적, 몰역사적으로 살아가라는 말일 뿐이다.
    필자가 현장에서 만나는 우리 십대여성들은 건강하게 당당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놀랍도록 용감하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가고 있었다. 인류가 한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의 주역으로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십대여성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필자가 제안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십대여성과 십대남성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인 디지털 세계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그 세계에 맞는 새로운 규범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필자는 “십대여성은 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제안받으면서 상당한 저항감이 있었다. 질문이 이상했다. 마치 십대여성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주체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을 듣고 싶었을까? 십대여성들이 돈을 벌고 싶어서? 우리 십대여성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성적으로 굉장히 적극적이라서? 디지털 매체가 십대여성들을 소위 ‘정상성’에서 멀어지게 한 것이어서? 그렇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는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다. 디지털 세계가 현실세계보다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정해진 인류의 미래에서 자라나는 세대인 십대여성들의 디지털 세계로의 참여는 막아서도 막을 수도 없는 너무나 지당한 방향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혐오와 차별로 도배되어 있고, 성평등하지 않은 디지털 세계에서 그나마 여성과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게 하는 어떠한 보호망도 없는 현실이 일어나면 안되는 디지털 성범죄를 일어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글을 마치면서 질문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질문은 이미 프레임이다. 이 질문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해결하려하면 결국 십대여성들을 그들의 세계에서 도태시키고 몰역사적으로 자라도록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질문은,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우리 십대(여성과 남성을 모두 포함)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보호망은 무엇인가?”이다.


    * 해당 글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0년 「젠더리뷰」  가을호 조진경 대표님의 <십대 여성은 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는가> 기고문의 마지막 단락으로써, 기고문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첨부파일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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