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수)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제청법원’)는 성인인 피고인(19세)이 온라인에서 추천 친구로 알게 된 중학생 피해자(15세)와 사귀기로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모텔에서 간음하여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형사 사건을 심리하면서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하였는데요, 헌법재판소는 과연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십대여성인권센터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기준연령이 13세에서 16세 미만으로 상향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법원까지 나서서 위헌제청한 것에 대해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이해관계기관으로서 이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법률지원단 공동대응팀(차민정, 김수현, 김영주, 이기연, 황인형 변호사)을 구성해 반박 의견서를 헌법재판소 등에 제출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과 의견을 보태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반박 의견서 전문을 보도자료로 공개(2024년 1월 16일(화))한 바 있습니다. (+ 위헌제청에 대한 반박 의견서 관련 보도자료 전문 보기)
그 결과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목)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형법 제305조 제2항 중 간음에 관한 부분, 즉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규율하고 있는 형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과 평등원칙에 모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하였습니다. (+ 헌법재판소 전원 합헌 결정 환영 보도자료 전문 보기)
십대여성인권센터는 반박 의견서를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양상이 ‘그루밍’방식으로 진화해 왔고, 이 경우에 아동·청소년의 자발적 동의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성인데 제청법원이 성착취 범죄자들의 전형적인 범행수법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헌법재판소도 성착취 범죄 실태를 적확히 헤아려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을 상대로 성행위를 한 경우, 설령 그것이 피해자의 동의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강간죄, 유사강간죄 또는 강제추행죄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제청법원의 위헌제청 사건 외에도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기소된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 8건이 전부 병합되어 헌법재판소의 심리대상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해당 범죄자들이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과 성행위를 하지 않으면 인간다운 생활할 권리 등이 제한된다는 역겨운 주장을 한 것에 대해 결정문에서 각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보호법익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침해행위로부터 보호하여 건전하고 자율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는 헌법재판소로부터 명백한 합헌 결정을 받게 된 만큼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보호법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법부가 위 죄로 기소된 개별 사건에서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성행위 동의 여부’나 ‘물리적 강제력이나 심리적 영향력 행사 여부’를 판단해 피고인의 감형 사유로 참작하지 않고 엄중히 처벌할 것을 기대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 사건을 심리하는 사법부의 판단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공동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