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성매매하러 온 여중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2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선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강도치사죄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살인죄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형량이 더 높아졌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광만)는 8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8)씨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징역 4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간 부착 명령을 내렸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성관계 대가로 금품을 주겠다고 꾀어
만난 A(당시 14세)양의 입을 클로로폼 성분 수면마취제를 묻힌 거즈로 막고 목 졸라 숨지게 했다.
또 성매매 대가로 줬던 13만원을 들고 달아났다.
1심은 “상대 여성을 사망시킬 목적이었다면
목을 조르는 것만으로도 저항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데
굳이 별도로 클로로폼을 사용할 동기나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고 강도치사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김씨가 살인을 하겠다는 확정적 고의는 없었더라도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소란과 상해 없이 상대방을 일시에 기절시킬 생각이었다고 주장하는데,
중요한 것은 의식을 잃게 할 정도로 그치는 것과
사망에 이르는 결과의 경계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 자신도 피해자의 목을 굉장히 강하게 눌렀으며
평소 그 누르는 정도는 자신의 느낌으로 판단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피고인도 상대방이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또 “이 사건 범행으로 한 사람이 사망했으며 또 한 사람은 다행히 살인미수에 그쳤으나
그로 인한 충격에 휩싸였고 두 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그런 점을 참작해서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사날짜: 16. 04. 08
출처: 서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