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성매매 사범 검거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청소년 대상 성매매 검거건수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성매매 총 검거건수는 9583건에서 지난해 8977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청소년 성매매 사범 검거 건수는 2010년 528건에서 지난해 1290건으로 오히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성매매 유입경로는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으나, 스마트폰 앱을 통한 성매매 유입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성년자에게 성매매 종용하는 어른들=지난 5일 랜덤채팅앱의 실태를 알아보고자 직접 가입해 봤다.
이는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의 준말로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상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을 뜻한다.
앱을 설치하고 필수 정보만 입력하면 익명의 상대와 대화가 가능하다.
기자는 경남에 거주하는 18세 여성으로 위장해 가입했다. 가입 직후 거리가 가까운 순으로 대화 상대가 떴다.
가입한 뒤 1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휴대전화 알림음이 울렸다.
20대 후반 남성에게서 온 메세지는 시간과 금액이 제시되어 있을 뿐 성매매를 뜻하는 단어는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미성년자 성매매가 이뤄지는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었다.
쪽지를 수신하고도 대답이 없자 ‘위치만 알려주면 가겠다’는 메시지가 재차 이어졌다.
이 남성의 메시지를 읽고 있던 중 다른 사용자의 쪽지도 들어왔다. 칭찬으로 꼬드기는 것은 물론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쪽지를 발신한 이들의 연령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가입 정보가 상대에게 노출돼 미성년자임이 드러났지만 조건, 원조 등을 언급하며 오히려 반기는 눈치였다.
오래 만나며 용돈을 챙겨주겠다는 한 50대 남성은 집요하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불과 수 분만에 30개가 넘는 메시지가 왔지만 새 대화창은 끊임없이 열렸다.
◇채팅앱을 타고 성 범죄도 급증=현재 ‘랜덤채팅’ 키워드로 검색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총 54개로 일부 인기 앱의 다운로드 수는 500만에 달한다.
앱 이용에 제한이 없다보니 청소년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등학생 3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0%가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용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성적인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18.2%나 됐다.
이렇다보니 랜덤채팅 앱을 이용한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도 증가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집중 단속시 랜덤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 적발 건수는 한 달 간 200여 건이나 됐다.
또한 1개 앱에서 성매매 관련 메시지를 보낸 성인 회원만 1만 여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고에 쫓긴 가출청소년을 성매매 수단으로 여기는 어른들도 넘친다.
지난 5월 창원에서는 랜덤채팅 앱으로 청소년 성매매를 알선한 20대 남녀 4명이 붙잡힌 바 있다.
이들은 가출청소년들에게 성매수 남성인 것처럼 접근한 뒤 협박해 하루 3~4차례씩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포주 노릇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조건 규제가 답일까=전문가들은 앱의 주목적이 채팅인 만큼 무조건 규제는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과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웹사이트로 성매매 축이 옮겨왔듯 시대에 따라 범죄 매개체가 바뀔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성교육 전문가들은 연령 규제 등을 앱 진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성인의 성매수 시도 자체를 엄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아동유인방지법’을 제정해 앱을 통한 성매수 시도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앱 내 접속자 기록이 서버에 남지 않아 추적이 어려운 점,
신고기능이 특정 이용자 차단에 그쳐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은 강제성을 두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른아우성 신동민 성교육 강사는 “접근 경로가 수백 개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앱 접근만을 규제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라며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와 함께 성인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차원의 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기사날짜: 1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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